5월 3일. 지하철로 환승하려고 종각에서 내렸다가 다시 발걸음이... 마침 캠코더를 가지고 있어서 시민들의 연설 장면을 찍어봤다.(소라광장 쪽이 아닌, 종각쪽. "정책반대 시위연대"가 주최했던 집회) 이번 "광우병 사태"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꿈틀댄다. 미국 쇠고기는 너나 쳐먹으라며 이명박 탄핵을 부르짖는 중,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일단 통쾌함을 느끼지만, 청소년들의 저 분노가 "광우병 사태"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지속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조금 먹먹하다. 여론의 압박으로, 만약에 정부가 미국의 비난을 무릅쓰고('무릅쓴다'는 표현이 이 경우는 맞지 않는 것 같기도. 국가의 제1목표가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미국산 쇠고기의 무차별적인 수입 정책을 백지화한다면, (아니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니) 어떻게든 쇠고기수입문제가 이런저런 대안 정책들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 앉게 되면, 오직 이 문제에만 집착하던 청소년들은 다른 사회문제 이슈들을 붙잡고 저항의 촛불을 계속 밝힐 수 있을까? 그런면에서, 이번 논란 와중에 이명박 정부의 다른 무사안일한 정책들 (의보민영화 등 각종 민영화 정책,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등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등등등...)의 위험성과 조중동의 어이없는 작태들이 널리 알려지고 있는 점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된다-_-;; 하지만 본인 스스로 문제에 대한 이해의 노력 없이, 여러 문제들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유행으로 "깐다"는 행위 자체를 소비하는 것으로만 끝난다면 나중에 엉뚱한 피해자들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촛불집회'는 허용‥'정치적' 행위는 불법 간주... 이건 또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이번 촛불시위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대중매체가 기존에 집회와 시위에 대해서 심어놓은 폭력적 이미지 때문에 시위 참가를 꺼리는 시민들을 포섭하기 위해 집회를 주최하는 측이 너무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다. 물론 물리적인 충돌 없이 집회가 진행되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촛불시위 주최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애초에 집회와 시위에 대한 의미가 변질되어 버리고 있다.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는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집회에서 깃발을 흔들든, 구호를 외치든, 침묵을 하든 그건 참가자들의 자유다. '정치적'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겠다니. 아니, 집회라는 게 원래 정치적인 거 아닌가? =_=;;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측의 경고는, 안그래도 열받게 만드는 어이없는 집시법, 그것을 더 뛰어넘어 (상상 그 이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최근에 부지런히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들, 시민들 중에는 분명 앞으로도 깃발만 봐도 앨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걱정이다. "깃발, 구호, 피켓 = 폭력불법시위"가 아닌데.
이어보기 : 진보신당... 5월 1일, 2일 당원으로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위를 자신들의 정치적 세력을 키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고 "다함께"를 비난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나도 여러모로 "다함께"가 맘에 들진 않지만) 진보신당도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하는 것은 분명하니까.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시위에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진보신당의 자리잡기를 해낼 수 있는가인데... 음음. 그래... 일단 졸업논문 빨리 마무리 하자... ㅠㅠ
(5월 2일)
(5월 1일, <극사적 에로스>를 보고 수유너머로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