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만나다 Independents - 윤성호 감독 (시네마테크 3월호)

김성욱 :  윤성호 감독의 영화에는 두 개의 맑시즘이 있죠. 그 하나는 아실테고, 다른 하나는 그루초 막스입니다. 넌센스 코메디를 했던 사람이죠. 영화에서 넌센스를 활용할 때 그것이 일종의 대응 전략이라고 생각되는데.

윤성호 :  부조리하거나 비논리적인 것에는 논리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이 논리 체계가 아예 없을 경우에는 농담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맞을 때가 많다고 봐요. 제 말이 아니라 고종석 씨가 컬럼에서 그런 표현을 했었죠. 김영상 시절에 수구꼴통들에 대항해 싸우려 노력한 분이 있었는데 논리적으로 대응이 안 되었던거죠. 상대방은 인과율, 논리 체계가 아예 없으니, 고종석 씨가 칭찬하는 게 진중권 식의 글쓰기인데, 상대방이 사고체계가 있다고 보지 않고서 농담에 농담을, 부조리에 부조리로 대항하는 거죠.
  오늘 아침에 오기 전에 뉴스를 봤더니 환경부 장관 후보인 분이 땅이 되게 많으시거든요. 그런데 기자에 질문에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하더군요. 그런 것에 논리적으로 대응을 하는 게 불가능하죠. 아주 인상 깊은 댓글이 있던데 '나는 불을 사랑했을 뿐, 숭례문 방화에는 관심이 없었어요.'라는 거였죠.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고 봐요. 물론 거기에서 하나의 기준은 전유라는 개념을 항상 견지를 해야 한다는 거죠. 내가 쓴 빈정거림이나 부조리가 상대방이 썼을 경우에는 또 우리 편에게 해악이 될 수 있을 경우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싫어하는 것이 우익들, 수구꼴통들이라 여겨지는 사람을 취재해 그들을 빈정거리는 것인데, 그거는 사실 재밌기는 하지만 반대의 짓을 당할 수 있죠. 노조집회에서 강경한 장면들을 조선일보나 인터넷 텔레비전에서 취재해 올리는 경우가 있죠. 정치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사적인 관계를 풀어내는 논리도 일맥상통한다고 보거든요. 농담에는 농담으로, 부조리에는 부조리로, 질서 없는 것에는 질서 없는 것으로.

네 무덤에 처음으로 침을 뱉었던 고1 때...

  고1 때, 학급도서 신청을 받는다면서 학교에서 반마다 신청가능 도서목록을 나눠줬었다. 1차로, 한 사람 당 한 권씩 신청 가능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뭘 신청할까 고민하다가 같이 골랐던 책들이 '성역과 금기에 도전'했던 [인물과 사상] 단행본 몇 권과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2권 전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책들을 신청했었는지... =_=;; 학급도서를 신청하고, 얼마 뒤 [인물과 사상]과 [네 무덤...]을 받아서 읽어보았을 때, 아! 이 책들은 그 어떤 만화책보다도 재미있었다!! 특히 [네 무덤...]에서 우리 진교수님;의, 수구보수꼴통들에 대한 순도 100%의 통렬한 조롱10단콤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쾌감을 안겨주었었다. 그리고 폭소 뒤에 서서히 밀려오는 씁쓸함... 
  4월이 되고나서야 가방 속에 쟁여놓았던; 3월호 [월간 시네마테크]를 읽게 되었다. 거기 실린 윤성호 감독과 김성욱 평론가의 대담을 읽다 보니,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열심히 돌려 읽던 예전 생각이 잠시 났다. 농담에는 농담으로, 부조리에는 부조리로...

  총선은 끝나고... 세상이 더 웃기게 돌아가고 있다. 농담같은 현실. 
  농담에 대적할 농담 플러스 알파가 절실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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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윤성호 감독님 영화에는 막시즘이 하나 더 있는데... "I will be~ your man~~"
by keziac | 2008/04/10 02:22 | kino-eye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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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rayna's me2DAY at 2008/04/12 20:26

제목 : Rayna의 생각
“부조리하거나 비논리적인 것에는 논리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이 논리 체계가 아예 없을 경우에는 농담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맞을 때가 많다고 봐요. ... 사고체계가 있다고 보지 않고서 농담에 농담을, 부조리에 부조리로 대항하는 거죠.”...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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