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 윤성호 감독의 영화에는 두 개의 맑시즘이 있죠. 그 하나는 아실테고, 다른 하나는 그루초 막스입니다. 넌센스 코메디를 했던 사람이죠. 영화에서 넌센스를 활용할 때 그것이 일종의 대응 전략이라고 생각되는데.
윤성호 : 부조리하거나 비논리적인 것에는 논리로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이 논리 체계가 아예 없을 경우에는 농담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맞을 때가 많다고 봐요. 제 말이 아니라 고종석 씨가 컬럼에서 그런 표현을 했었죠. 김영상 시절에 수구꼴통들에 대항해 싸우려 노력한 분이 있었는데 논리적으로 대응이 안 되었던거죠. 상대방은 인과율, 논리 체계가 아예 없으니, 고종석 씨가 칭찬하는 게 진중권 식의 글쓰기인데, 상대방이 사고체계가 있다고 보지 않고서 농담에 농담을, 부조리에 부조리로 대항하는 거죠.
오늘 아침에 오기 전에 뉴스를 봤더니 환경부 장관 후보인 분이 땅이 되게 많으시거든요. 그런데 기자에 질문에 "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하더군요. 그런 것에 논리적으로 대응을 하는 게 불가능하죠. 아주 인상 깊은 댓글이 있던데
'나는 불을 사랑했을 뿐, 숭례문 방화에는 관심이 없었어요.'라는 거였죠. 그런 식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고 봐요. 물론 거기에서 하나의 기준은 전유라는 개념을 항상 견지를 해야 한다는 거죠. 내가 쓴 빈정거림이나 부조리가 상대방이 썼을 경우에는 또 우리 편에게 해악이 될 수 있을 경우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싫어하는 것이 우익들, 수구꼴통들이라 여겨지는 사람을 취재해 그들을 빈정거리는 것인데, 그거는 사실 재밌기는 하지만 반대의 짓을 당할 수 있죠. 노조집회에서 강경한 장면들을 조선일보나 인터넷 텔레비전에서 취재해 올리는 경우가 있죠. 정치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사적인 관계를 풀어내는 논리도 일맥상통한다고 보거든요. 농담에는 농담으로, 부조리에는 부조리로, 질서 없는 것에는 질서 없는 것으로.
네 무덤에 처음으로 침을 뱉었던 고1 때... 고1 때, 학급도서 신청을 받는다면서 학교에서 반마다 신청가능 도서목록을 나눠줬었다. 1차로, 한 사람 당 한 권씩 신청 가능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뭘 신청할까 고민하다가 같이 골랐던 책들이 '성역과 금기에 도전'했던 [인물과 사상] 단행본 몇 권과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2권 전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책들을 신청했었는지... =_=;; 학급도서를 신청하고, 얼마 뒤 [인물과 사상]과 [네 무덤...]을 받아서 읽어보았을 때, 아! 이 책들은 그 어떤 만화책보다도 재미있었다!! 특히 [네 무덤...]에서 우리 진교수님;의, 수구보수꼴통들에 대한 순도 100%의 통렬한 조롱10단콤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쾌감을 안겨주었었다. 그리고 폭소 뒤에 서서히 밀려오는 씁쓸함...
4월이 되고나서야 가방 속에 쟁여놓았던; 3월호 [월간 시네마테크]를 읽게 되었다. 거기 실린 윤성호 감독과 김성욱 평론가의 대담을 읽다 보니,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열심히 돌려 읽던 예전 생각이 잠시 났다.
농담에는 농담으로, 부조리에는 부조리로... 총선은 끝나고... 세상이 더 웃기게 돌아가고 있다. 농담같은 현실.
농담에 대적할 농담 플러스 알파가 절실한 지금.
윤성호 감독 블로그 가기 참, 윤성호 감독님 영화에는 막시즘이 하나 더 있는데... "I will be~ your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