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은 보통 6개월마다 개편을 하곤 한다. 봄개편, 가을개편 이렇게 일년에 두 번씩.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있고 살아남는 프로그램이 있다. 살아남는 프로그램은 또 그 안에서 개편 시즌에 맞춰 기존 코너를 없애고 새로운 코너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라디오 프로그램들의 지각변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현재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아, 거시적인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_@;
늘 라디오를 즐겨 듣는 나에게 현재 최고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ebs 라디오의 "세계음악기행"(속칭 '세음행')이라는 프로그램이다. 2002년에 시작된 프로그램인데 다행이도 아직 없어지지 않고 살아남아있다. 나는 세음행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듣기 시작했었다. 전기현씨, 권병준씨에 이어 지금은 성기완씨가 진행을 맡고 있는데 세 명의 공통점은 모두 '지불파'라는 점. 같이 밥먹으면 서로 돈을 내려고 하는 그런 좋은 분들...이라는 뜻은 아니고(나 왜 이러나요ㅋㅋ) 세 분다 프랑스와 관계가 깊은 분들이라서 그렇다. (얼마 전에 문지문화원 "사이" 뒷풀이 자리에서 성기완씨랑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세음행의 '프렌치 커넥션' 얘기를 꺼냈더니 우리 성님께서는 여태 그런 생각은 못해보셨다는 듯이 "그러네" 하시며 너털웃음을...) 아무튼; 세음행도 봄을 맞아 2월 마지막주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슬프게도, 두 시간이었던 방송시간이 한 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시간대도 12시 정오시작에서 3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어지는 이야기 - 볼빨간, 정태춘박은옥, 정은임... 월드뮤직 전문가(특히 유럽) 방성영씨와 팝칼럼니스트 배순탁씨가 게스트 자리에서 물러나고, 예전에도 출연한 적이 있었던 재즈칼럼니스트 박경씨가 새로 합류했다. 게스트 출연 방식도 새롭게 바뀌었다, 개편 전까지는 게스트가 생방송 동안에 진행자 성기완씨와 함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음악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게스트들의 방송 분량을 미리 따로 녹음하고, 생방송 중에 정해진 시간이 되면 그 녹음된 방송 분량을 틀어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성기완씨와 게스트들이 재치있게 주고 받던 입담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방식이 변해서 방송을 만드시는 입장에서는 좀 편해졌을 것 같은데... 가뜩이나 인터랙티브 인터페이스가 대세를 이뤄가는 추세에, 정말로 인터랙티비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라디오에서 그것이 사라지는 모습이란.(특히나 볼빨간과 성기완의 주고받는 입담- 매주 음악캠프에서 벌어지는 배철수씨와 임진모씨의 '흡사 말싸움'입담도 연상시킬 정도의-이 절정이었는데... 아쉽다.)